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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誓文)
사이트에는 관계적 기억을 담은 몇 편의 편지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당신에게’로 향하는 이 편지는 수신자의 부재로 반송되어 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부를 묻습니다. 기억과 기억 사이를 더듬으며 서사를 짓는 이야기의 흔적들에서 신호를 발견합니다. 나로 아닌 당신에게 향하는 마음으로 기다립니다.

(소개글: 강정아)

당신에게 dear, you

어느새 ‘나’의 몸에 정언명령으로 자리한 단어들이 있다. 이 단어들을 ‘당연하게’ 지향하며 생활 속에서 실천하기 위해 부단히 애써오던 중 “왜?”를 묻는 시기가 찾아왔다.
‘나’의 취약함으로부터 현재의 말과 글과 몸의 위치를 돌이켜본다.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하기 위해 애썼다. 크고 작은 상흔으로 남은 기억들. 그 기억들은 선형적인 시간과 논리에 기댈 수 없이, 한 마디로 정의 내릴 수 없이 흩어진 채로 얽혀 있다.

84p, 18.0x10.5cm

겨울 산책을 하다 한강에 이르렀다. 강 위에 떠다니는 살얼음 조각과 가랑비처럼 내리던 눈과 대기에 서린 안개가 이루는 물들의 모양새를 마주했다. 얼음과 빗물과 눈서리, 안개의 너울질은 잠수 상태의 몸을 일렁이며 깨웠다.
물기 어린 감정들을 오래도록 지녀왔다. 너울질, 증류, 해빙 순간들을 기록하며 내면에 서린 물기의 곳들을 닦고 정돈한다.

『물기의 지형』, 2022

60p, 18.0x10.5cm

Artist Portfolio © 2024 U 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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